- 오르아트, 서울한옥위크서 클래식·국악으로 풀어낸 한옥의 시간-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생활의 감각… 음악에 소리·향 더한 체험형 공연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한옥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건축물의 외관이나 오래된 공간으로만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그 안에서 보내는 시간과 생활의 감각을 경험하는 방식이다. 올해 서울한옥위크에서는 한옥의 하루를 음악으로 풀어낸 공연이 관객을 만난다. 오르아트는 오는 3일 북촌한옥청에서 2026 서울한옥위크 기획공연 ‘오늘의 한옥’을 선보인다. 지난해 ‘정원의 언어’에 이어 서울한옥위크에 참여하는 오르아트는 이번 공연에서 한옥을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이어지는 하루를 클래식과 국악으로 들려준다. 2025 서울한옥위크에서 열린 오르아트의 ‘정원의 언어’ 공연 모습. 사진=오르아트 공연은 아침에 시작한다.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하루를 열고, 낮에는 일과 일상에 집중하며, 오후에는 잠시 쉬고, 저녁에는 사람들과 어울린다. 밤이 찾아오면 다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익숙한 하루의 순서를 한옥이라는 공간에 겹쳐 음악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관객의 위치도 기존 음악회와 다르게 설정했다. 해설자는 한옥을 안내하는 호스트가 되고, 관객은 이 공간에 초대받은 손님이 된다. 연주를 듣는 동시에 한옥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의 시선으로 공연을 따라가도록 구성했다. 플루트와 첼로, 가야금 연주도 펼쳐진다. 서양 클래식과 국악기가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며 한옥의 시간대를 음악적으로 표현한다. 포레의 ‘시실리안느’,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 오르아트가 편곡한 ‘쾌지나 칭칭나네’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된다. 곡 역시 한 장르에 머물지 않는다. 클래식의 섬세한 선율과 탱고의 리듬감, 국악의 흥취를 한옥이라는 공간 안에 배치해 서로 다른 음악적 언어를 연결한다. 익숙한 음악을 그대로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의 분위기와 시간에 맞춰 새로운 맥락을 만든다. ‘오늘의 한옥’이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음악만으로 공간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오후에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마련된다. 연주 사이의 여백을 활용해 한옥에서 느낄 수 있는 바깥의 소리와 정적인 분위기를 함께 경험하도록 했다. 밤으로 접어들면 향이 더해진다. 편백 향을 담은 국화 문양 나무 조각을 활용해 관객에게 한옥의 포근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음악을 듣고 공간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소리와 향까지 경험하게 하면서 공연의 감각을 넓혔다. 이 같은 구성은 한옥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를 준다. 기와와 처마, 마당 같은 건축적 형태를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안에서 사람이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옥이 과거의 건축 양식이 아니라 오늘의 생활과도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이라는 해석이 공연 전체를 관통한다. 오르아트가 지난해 ‘정원의 언어’를 통해 공간과 음악의 관계를 다뤘다면, 올해는 시간으로 범위를 넓혔다. 특정 장소의 아름다움을 음악으로 옮기는 대신 한옥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생활을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이러한 방식은 최근 문화공간에서 공연을 기획하는 방법과도 맞닿아 있다. 공연장이라는 고정된 무대에 음악을 올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장소가 가진 역사와 쓰임, 공간의 분위기를 공연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한옥’은 오르아트의 맞춤형 공연 기획·제작 서비스인 ‘브랜딩 콘서트’의 방식도 보여준다. 기업이나 기관, 공간이 가진 이야기를 바탕으로 공연의 주제와 서사를 만들고 음악, 해설, 연출을 하나의 콘텐츠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번에는 한옥의 생활문화가 출발점이 됐다. 한옥이라는 공간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나열하기보다 그 안에서 보내는 하루를 공연의 이야기로 삼고, 여기에 음악과 감각적 체험을 결합했다. 결국 ‘오늘의 한옥’이 보여주는 것은 한옥의 모습보다 한옥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아침의 시작부터 낮의 집중, 오후의 휴식, 저녁의 만남과 밤의 고요까지 이어지는 하루가 음악을 통해 새롭게 펼쳐진다. 서울한옥위크라는 도시의 한옥 문화 행사와 음악 공연이 만나는 자리에서 한옥은 더 이상 바라보기 위한 건축물에 머물지 않는다. 음악을 듣고 자연의 소리를 느끼고 향을 맡으며 잠시 머무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오늘의 한옥’은 그 변화된 감각을 공연이라는 형식으로 보여주는 무대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출처: 뉴스컬처(https://www.nc.press/news/articleView.html?idxno=627635)